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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TongRo Images

향수 광고를 통해 보는 시각적 메타포

최종 수정일: 2023년 6월 30일

인간이 가진 다섯 가지 감각인 ‘오감’은 시각 · 후각 · 미각 · 청각 · 촉각을 통틀어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그중에서도 향수는 냄새를 맡는 감각기관, 코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제품입니다. 그러나 향수를 광고하는 데 있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아이러니는 바로 잠재적 고객이 그 향기를 맡아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 모순을 해결하는 데에는 시각적 요소가 필연적으로 동원되는데요, 이번 기획 기사에서는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진 세 가지 향수와 그들의 광고를 살펴봄으로써 상업 사진이 구사하는 시각적 메타포를 탐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예시는 2020년 초반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프랑스의 니치 향수 브랜드 딥티크의 ‘도 손(Do Son)’입니다. 딥티크의 창립자인 이브 쿠에랑(Yves Coueslant)이 어린 시절 시간을 보냈던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도 손의 광고는 주된 노트를 구성하는 튜베로즈 · 오렌지꽃 · 재스민을 용기 주위에 전면적으로 배치함은 물론, 박제에 이용되는 표본핀을 꽃송이마다 꽂아 둠으로써 ‘기억을 사로잡은 향수’라는 시각적 단서를 직설적으로 구사합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 향수의 광고는 스스로가 내세우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나 메시지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따라서 제품이 출시된 시대적 배경을 고려해 볼 때, 1921년 출시된 샤넬의 ‘넘버 파이브’는 그 대표 격인 제품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몸을 옥죄는 코르셋 대신 바람에 휘날릴 정도로 편안하게 흘러내리는 디자인의 원피스를 입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광고 속 여성의 모습에 당시에는 드물게 이용되던 '알데하이드'라는 인공화합물을 향수의 제작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다는 사실을 덧대어 보면, 디자이너 코코 샤넬이 창조하고자 했던 자유로우며 근대적인 여성상이라는 도식이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70년가량이 지난 이후인 1994년, 캘빈 클라인은 ‘남자 또는 여자를 위한 향수(a fragnance for a man or a woman)’라는 강렬한 광고 문구와 함께 ‘씨케이 원’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패션 업계에서는 1960년대부터 시도되고 있었지만, 유니섹스라는 개념을 향수에 처음으로 도입해 혁신을 불러온 제품 씨케이 원은 굴곡 없이 마른 체형, 성별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드는 헤어스타일의 모델을 동원해 그 개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이렇게 각각 2005년 · 1921년 · 1994년에 발매된 향수가 어떠한 방식으로 시각언어를 이용하여 후각적 심상을 만들어 내는지 탐구해보았습니다. 유니섹스에서 조금 더 진화한 개념인 ‘젠더리스’가 지금까지도 유효한 미적 탐구의 대상이듯, 향수를 이루는 재료의 물리적 특성은 물론 시각적 상징과 은유를 활용해 제품이 그려내고자 하는 이미지를 창조해 내는 광고의 언어는 시대적 정신을 예리하게 포착하여 재구성하는 과정이 중요한 스톡 이미지에도 참고할 수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참고문헌 목록


1. 찰나를 담은 나만의 향…요즘 대세는 '니치 향수'

2. [Sillage를 따라서] 공기 속 반짝임, 알데하이드(Aldehyde)

3. Launch of Chanel N°5 Perfume

4. Fashion History Lesson: The Truth Behind Chanel No. 5

5. A Brief History of Unisex Fashion

6. It Smelled Like Gen X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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