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 너머를 바라보는 붉은 물고기가 보입니다. 물고기는 무엇을 그리워하고 있을까요? 통로이미지와 27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김종범 작가의 시리즈 <Red Fish>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미국에서 첫 개인전을 열게 된 김종범 작가님을 유선으로 인터뷰해 보았는데요, 한국을 넘어 미국으로, 미국을 넘어 유럽으로 새로운 도전을 펼치게 될 작가님의 도전 정신이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작가 약력
2022 서울 코엑스 아트페어 전시
2022 미국 뉴욕 갈라 아트센터 전시
2021 - 김종범사진문화회관 대표
2018 - 2021 갤러리 파인 대표
1998 - (주)통로이미지
Q1. 미국에서의 첫 개인전이라고 들었습니다. 이에 대한 감회를 듣고 싶습니다.
미국에 위치한 리버사이드 갤러리와 2020년 9월에 전시하기로 계약을 했었는데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전시하기가 어렵게 됐었습니다. 전시를 못 하고 미루다가 올해 7월 2일부터 뉴욕과 뉴저지에서 순회 전시를 하기로 합의를 해 지난주에 미국으로 작품을 보냈습니다.
<Red Fish>는 작업 기간이 10년 이상 걸렸고 작업 과정이 쉽지 않았던지라 애착을 많이 가졌던 작품들입니다. 조형물을 수면에 설치하는 것은 물론 날씨가 더우면 물고기가 빨리 죽기 때문에 늦가을이나 겨울에 긴 장화를 신고 물에 들어가 촬영해야만 했기에 추워서 힘들었습니다.
어려운 과정을 이겨내고 완성된 이 시리즈의 전시를 국내에서 하기보다는 해외에서, 그것도 세계 최고의 도시 뉴욕에서 전시를 해야 하겠다고 생각해 리버사이드 갤러리와 갈라아트센터에 포트폴리오를 보냈는데 바로 전시를 하고 싶다는 연락이 와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해외에서는 첫 번째 전시라서 부담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해외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는 기쁨도 있습니다.
Q2. (주)통로이미지와 20여 년가량을 함께 작업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작가님이 사진가로서 느끼시는 (주)통로이미지의 아이덴티티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통로이미지와 27년째 인연을 이어 나가는 중입니다. 사실 어려운 시기에 이철집 대표님과 인연이 닿게 됐습니다. 그때에는 파인 아트 사진만 찍었었는데, 대표님과 만나게 되면서 스톡 사진도 관심을 갖고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통로이미지가 탄탄하게 성장하는 걸 보고 감동과 기쁨을 느꼈고 작지만 본인도 회사가 성장하는데 보탬이 되었다는 자부심도 느낍니다. 따라서 통로이미지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젊고 건강하다” 입니다.
Q3. 작가님께서는 이번 작업에서 금붕어, 유리와 물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작업하셨습니다. 이러한 소재를 사용하시게 된 계기에는 무엇이 있으신가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은 소재를 한 가지로 만족을 못 합니다. 여러 테마를 가지고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에너지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 생각하면 에너지가 많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여러 장르를 준비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레드 피쉬’입니다.
늦게 낳은 딸을 위해 물고기를 집에서 키우게 되었는데, 그 물고기를 바라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얼마 지나지 않아 거리를 걷다가 유리 벽에 갇힌 아이들이 유리를 두드리면서 밖으로 나오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 두 가지를 통해 물고기와 근원을 찾아 떠나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Q4.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들이 무엇을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신가요?
물고기는 불교에서도 좋은 뜻으로 많이 쓰고 있습니다. 절간의 처마 밑에 종과 함께 달린 물고기 모형과 나무를 깎아 만든 목어 등은 일부에서는 물고기가 항상 눈을 뜨고 있기 때문에 수행자들에게 물고기처럼 항상 깨어 있으라는 가르침의 뜻도 있습니다. 또한 살아 있는 물고기를 통해 오염되어 가는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면 하는 저의 바람도 있습니다.
Q5. 작가님께서는 오랜 시간 동안 스톡 사진과 작품 사진을 동시에 작업하시면서 경험과 연륜을 쌓아 오셨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격변해 온 사진 업계를 살아오신 선배 사진가로서 후배 사진가들에게 해 주고 싶으신 조언과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 친구나 동료, 후배는 대체로 스톡 사진보다는 작품 사진을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는 취미 생활로 사진 촬영을 하는 사람도 있고 전업으로 작품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이 있는데, 전업으로 작품 사진을 하는 작가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경제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작품과 상업적 사진을 동시에 작업할 수 있다면 상호 보완이 되어 경제적인 측면의 부담을 덜 수가 있습니다. 제 경우도 작품 사진과 상업적 사진을 동시에 해 오며 앞서 말한 부분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스톡 사진 시장의 크기는 어마어마한데 이 시장에 관심을 가진 사진가의 수가 매우 적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쪽의 사진에 편중하기보다는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옳지 않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작품 사진 못지않은 매력이 상업 사진에도 있기 때문입니다.
작품 사진을 촬영함으로써 상업 사진 촬영에도 도움이 되고, 상업 사진을 촬영함으로써 작품 사진을 촬영하는 데에도 서로 도움이 됩니다. 후배들도 사진에 관심이 있다면 두 가지를 모두 진행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스톡 사진과 작품 사진을 꾸준히 병행하며 자신만의 입지를 다져온 김종범 작가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제작하신 작품들을 바탕으로 한 캘린더, 유리잔, 책 등의 굿즈도 판매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작가님이 만들어오신 발자취가 저희 국내 CP 작가님들께도 영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종범 작가의 <Red Fish>는 뉴저지에 위치한 리버사이드 갤러리에서 7월 2일부터 9일까지, 뉴욕에 위치한 갈라 아트 센터에서 7월 13일부터 19일까지 전시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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